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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연구자가 겪는 어려움/융합 연구자로 수련하기

연구지원과정 역시 하나의 연구과정

내가 졸업한 연구실은 굉장히 많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사업 지원하는 과정, 연차별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 등을 반복해 경험 할 수 있었다. 사실 대학원생으로서 이러한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과정들을 처음 접할 때에는 연구 내용보다도 플랫폼 자체에서 겪는 시행착오에 많이 분노했다. 

QnA게시판을 검색해 나와 같은 문제에 대한 답변들을 살펴보고 참고할 것이 없다면 문의를 남겼다. 그런데 문의를 남기면 며칠동안 답변이 없다가 오히려 그 뒤에 올려진 질문글에 먼저 답이 달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해결이 안되면 담당자에게 문의하는 전화를 직접 걸어야했다. 접수 당일 등 긴박한 문의가 몰리는 일정에는 담당자와 유선 연결이 불가능한 난처한 상황도 많다. 연구실의 다른 선생님의 경우는 소속 단과대학도, 산학협력단도 답을 해주지 못해 결국 연구지원기관 담당자에 전화를 하였으나, 개별 연구실 소속의 대학원생이 전화를 걸어 직접 문의하는 경우는 당치 않은 것이라며 핀잔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의 내용과는 직접 관련없어 보이는, 그렇지만 감정소모가 발생하는 이런 어려움들을 겪으면서 과연 이런게 연구를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러다 한 계기로 이러한 경험 또한 연구자로서의 내 자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계기는 우리 연구실과 협업하는 다른 교수님들의 계획서를 취합하고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어떤 교수님은 이러한 국가과제시스템에 익숙하셔서 각 사업이 제안하는 양식에 맞춰 파일을 취합하는데 수월하게 자료를 주셨는데, 현실은 이와 반대인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더욱 학생의 입장에서 전자와 같은 교수님의 자료를 전달받으면 감사하고 감탄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대학원생으로 경험하고 있는 이러한 절차 덕분에 언젠가 나도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협업을 한다면 이 교수님처럼 협업에 도움이 되게끔, 나아가 연구사업 지원이 요구하는 절차에 보다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리라 다짐했다.

물론 연구내용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 중요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특히 국가의 예산을 지원받는 상황이라면 연구의 가치, 연구자의 연구 수행 능력, 예산 사용처 등 모든 것이 분명 해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심사위원들에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제안된 양식을 갖춰 지원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결국 연구와 관련없어 보였던 내 시행착오의 순간들은 사실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을 현실 밀착형으로  배우고 있던 것이다.

실제로 이런 국가 연구 지원 과정을 경험해 본 것은 당장 졸업 후, 독립된 연구자로서 연구사업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사업의 내용을 구분하는 코드를 선정하고, 예산을 산정하고, 연구계획을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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