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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목적을 분명하게

진로 고민은 끝이 없다며 내 맘 알아줄 것 같은 사람들에게 한탄을 거듭했다. 애초에 끝나지 않을 것의 끝을 기다린 어리석은 바람이었다. 

우리는 다양한 기회로 목적과 목표의 차이를 구분한다. 쉽게는 우리가 수강하는 과목들의 수업계획서만 보더라도 수업의 목적하는 바와 목표를 구분해 명시한다. 표준국어 대사전에 정의된 목적이란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이며, 목표란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지향하는 실제적 대상으로 삼음. 또는 그 대상."을 가리킨다.

목적은 방향성을, 목표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과업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쉽겠다. 그러니 목적이란 애초에 내가 나아갈 길, 나의 삶에서 우선으로 삼는 또는 추구하는 가치의 방향과 닮아있느냐 혹은 빗겨가고 있느냐 가늠해 볼 기준일 뿐 완수 및 종결이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인 것이다.

이 맥락에서 내가 놓쳤고, 그래서 때때로 낙담했던 이유는 순간의 목표를 인생의 전부인듯 삼았다는 것이다. 목적을 놓치고 일시적인 목표에 매몰되는 경향은 나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인 것 같다. 청소년 시절에 대입을 준비하는 것, 대학 졸업 이후 취업을 준비하는 것 등은 단지 하나의 과업이자 하나의 목표일 뿐이다. 물론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런 목표들을 수행할 때, 그에 앞서 이 목표를 왜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로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을 산출하겠다'는 나의 목적을 분명히 했더라면 내가 범한 오류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학원 과정 중 박사 졸업이 불투명해진 상황들 앞에 앞으로 이 사회에서 연구자로서 기능하기 위해 부족한 실력을 더 키우는 기회라고 여기며, 이 과정에서 느꼈던 절망감에서 조금은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또 '박사 일단 졸업부터 하자'라고 당시에 절박했던 목적이 불분명한 목표설정과 근시안적 태도로 인해 졸업 후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는 시간들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정작 목표를 달성했을 때 허무함을, 목표 달성에 실패 했을 때 인생이 무너진 것 같은 위기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모두 목적이 없거나, 목적 설정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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